뮤지컬 '위키드' 넘버에서 찾은 HRD의 가치

월간HRD플러스

December 15, 2025

최근 너무나 좋아하는 뮤지컬 영화 '위키드 : For good'이 개봉하여 곧장 극장에서 관람하였다.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에 감명받던 순간 '아, 이건 월간HRD 기고문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For good) 널 알고나서 달라졌어(성장했어), 영원히.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로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적인 넘버 중 하나로 사랑받는 'For Good' 중 일부의 가사이다.


(영문) I've heard it said, That people come into our lives for a reason.

Bringing something we must learn and we are led to those who help us most to grow if we let them and we help them in return.

Well, I don't know if I believe that's true, But I know I'm who I am today because I knew you.

Like a comet pulled from orbit as it passes a sun, Like a stream that meets a boulder, Halfway through the wood

Who can say if I've been changed for the better

But 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


(국문)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는 거라, 사람들은 운명을 찾아내어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겨서 힘을 준대, 성장할 수 있도록.

어제와 다른 나의 인생은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 널 만났기에.

태양에게 이끌리는 작은 혜성처럼, 바위를 만나 휘도는 시냇물처럼

너라는 중력이 손을 내밀어 난 너로 인하여 달라졌어, 내가

관계가 만드는 학습과 성장의 힘, HRD의 새로운 '중력'을 찾아서


엘파바와 글린다. 너무나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 함께 성장하고 변화했음을 고백하는 이 노래의 가사는, 조직 내에서 상호활동을 통해 인적자원의 잠재력을 꽃피우는 HRD 담당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 가사는 단순히 아름다운 이별의 노래를 넘어, 우리가 조직 내에서 추구해야 할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정의를 제시하는 것 같다.


개인의 역량 개발, 특히 조직에서 요구하는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역량 개발은 절대 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운명을 찾아내어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겨서 힘을 준대, 성장할 수 있도록."

이처럼 우리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동료, 선배, 후배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삶에 개입하며 성장을 촉진하는 '중력'이 된다. 그리고 "태양에게 이끌리는 작은 혜성처럼" 조직의 구성원들은 때로는 강력한 리더/멘토/동료의 영향력에 이끌려, 예상치 못한 궤도로 진입하고 새로운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HRD의 역할은 이러한 중력이 잘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 내용과 학습도구도, 실제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통한 경험적 학습이 없다면 변화를 가져오기란 어렵다. 조직개발(OD) 교육이나 리더십 교육의 핵심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처럼 성장을 촉진하는 '만남의 장'과 '건설적인 긴장감'을 설계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방향 멘토링을 넘어: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가치


엘파바는 글린다를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받고 잠재력을 일깨우게 되었으며, 글린다 역시 엘파바를 통해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We help them in return" 이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뜻으로,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와 학습이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멘토의 희생이나 봉사만을 강조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멘토가 얻는 '성장의 반대급부'와 '학습 기회'를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조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멘토와 멘티가 수평적인 학습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중력이 되도록 돕는 것이 HRD부서가 챙겨야 할 핵심적인 설계 방안일 것이다.


'For Good':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HRD의 목표


'For Good'은 '영원히'라는 뜻과 '좋은 방향으로'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모두 내포한다. HRD가 추구해야 할 인재 육성의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한 번의 교육이나 단기적인 스킬 향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조직과 개인이 '더 나은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는 시대, 지식의 습득은 쉬워졌지만 그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조직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 '인격적 변화'는 여전히 인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


HRD 담당자는 조직 내에서 'For Good'의 중력을 만드는 건축가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를 만나 "영원히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관계 기반의 학습 환경을 설계하고 그 성과를 바라본다면, 얼마나 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까. 그 뿌듯함을 간접 체험이라도 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위키드' 영화와 음악을 집중해서 즐겨봐야 하겠다.


※ 월간HRD플러스 이길연 주재기자 글입니다.